KLPGA 더 헤븐 마스터즈 우승
이다연에 6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 정규홀 버디 6개… 연장서도 버디
“마음 비우고 플레이해 좋은 결과”
옥태훈은 KPGA선수권대회서… 데뷔 후 125개 대회 만에 첫 우승
22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더 헤븐 컨트리클럽(파72)엔 오후 5시경부터 희뿌연 해무가 내려앉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 헤븐 마스터즈 우승 경쟁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이다연(28)이 17번홀(파4) 티샷을 카트 도로 옆 덤불에 빠뜨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다연은 티샷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보기를 범하면서 먼저 경기를 마친 노승희(24)와 공동 선두가 됐다.
약 1년 9개월 만에 우승에 도전한 이다연에게는 한 번 더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에서 2.7m 거리에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이다연은 결국 동타(13언더파 203타)를 이룬 노승희와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됐다. 우승 축하 물세례를 하기 위해 생수병을 들고 18번홀 그린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승희는 연장전이 성사되자 카트를 타고 18번홀 티박스로 이동했다.
노승희가 22일 경기 안산시 더 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 헤븐 마스터즈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이다연에게 6타 뒤진 공동 7위로 이날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노승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낸 쾌조의 샷 감각을 연장전에서도 이어갔다. 노승희는 18번홀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6.1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파에 그친 이다연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3승째로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이다.
노승희는 자신의 정규 투어 120번째 대회였던 지난해 6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3개월 뒤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1년 새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노승희는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 2승을 추가해 3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천 선수로 참가한 박희영(38)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뒤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005년 프로에 뛰어든 그는 KLPGA투어 통산 4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공동 14위(6언더파 210타)를 한 박주영(35)이 박희영의 동생이다. 엄마 골퍼로 올해 11월 둘째를 출산할 예정인 박희영은 “앞으로는 후배들을 돕고 골프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옥태훈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는 모습. KPGA 제공옥태훈(27)은 같은 날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K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억2000만 원. 옥태훈은 2018년 K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125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대회 등을 더하면 131번째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역대 KPGA투어 9홀 최저타수 기록(27타) 보유자인 옥태훈은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선두 신용구(34)에게 두 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그는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2타를 쳤다. KPGA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대회에서 값진 우승을 차지한 옥태훈은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고 ‘나는 할 수 있다’고 세 번 외쳤다. ‘항상 마지막 날에 미끄러진다’는 말을 들어 힘들었는데 이번엔 우승을 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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