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산탄총알 파편이 박힌 백구. 유튜브 채널 VIP동물의료센터 영상 캡처
최근 20대 남성들이 반려견에게 비비탄을 난사해 죽인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온몸에 산탄총 파편이 박힌 채 떠돌던 유기견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유기견은 구조 이후 건강검진 과정에서 몸속에 70개가 넘는 산탄총알이 박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 몸속에서 산탄총알 70개…입양 앞두고 뒤늦게 발견
동물전문병원 ‘VIP동물의료센터’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냥총 맞아 온몸에 총알 박힌 채 떠돌던 유기견 강아지’라는 제목의 구조 기록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최근 구조된 유기견 백구의 몸에서 70개가 넘는 산탄총 파편이 박혀 있었다. 구조 당시 백구의 겉모습으로는 총알 자국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해외 입양을 앞두고 건강검진을 위해 X레이 촬영을 했다가 산탄총 파편을 발견된 것이다.
입양 절차는 상해가 확인되면서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병원 측은 곧바로 엑스레이, 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 3시간에 걸친 수술…얼굴 위주로 총알 최대한 제거
안승엽 VIP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총알이 머리 쪽부터 어깨, 가슴통, 엉덩이, 다리까지 너무 많이 있었다”며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전했다.
백구의 산탄총 파편 제거 수술은 3시간 넘게 진행됐다. 맨눈으로 탄알을 다 확인할 수 없어서 투시기를 이용해 수술을 진행했다.
안 원장은 “탄알을 한 번에 다 제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백구의 얼굴을 위주로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며 총 26개의 파편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백구한테서 빼낸 총알 파편. 유튜브 채널 VIP동물의료센터 영상 캡처
병원 측은 추후 제거한 파편의 성분 분석 등을 통해 추가 수술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백구는 현재 퇴원했으며, ‘귀동이’란 새 이름으로 퇴원해 입양을 기다리는 중이다.
구조와 입양을 맡은 도그어스플래닛 측은 “귀동이의 얼굴에 상처가 조금 있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정말 많다”며 “정말 좋은 가족이자 친구가 돼 줄 수 있으니 예쁘게 봐달라”고 말했다.
■ 반려견에 대한 인위적 공격 이어져
이번 유기견 총격 사건은 최근 발생한 또 다른 반려견 대상 폭력 사건과 맞물려 사회적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앞서 6월 8일에는 경남 거제의 한 식당 마당에서 20대 성인 남성 3명이 묶여있던 강아지 4마리에게 수백 발의 비비탄을 난사해, 1마리가 사망하고 2마리는 안구 손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중 2명은 현역 해병대 병사로 확인됐으며, 군인 2명은 군부대로 송치됐고, 민간인 1명은 동물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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