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 코널리 별세
한인 많은 버지니아 11선거구 9선
한미FTA-대북제재강화 등에 기여
아베에 ‘고노담화 재확인’ 촉구도
2015년 1월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한인 유권자들을 만난 제리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가운데). 동아일보DB미국 의회 내 지한파 의원들의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이며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통했던 제리 코널리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5세.
코널리 의원의 유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남편, 형제, 친구, 그리고 공직자였던 제리 코널리 의원이 오늘 아침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이 소식을 알리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전했다. 코널리 의원은 2009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올해 9선에 성공했다. 그는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북한제재강화법안’ 통과 등에 기여했다. 또 강경 보수 성향이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015년 미국을 방문했을 땐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 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재확인하라”는 내용의 서한에 서명했다.
2023년에는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를 만드는 ‘한국과의 파트너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코널리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기도 했다.
코널리 의원이 대표한 버지니아주 11선거구는 한국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페어팩스 카운티 등을 포함한다. 앞서 그는 페어팩스 카운티 감독위원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지속적으로 지역 교민들과 각별한 유대 관계를 이어갔다. 그는 2015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자신의 지명을 받아 사관학교에 입학한 37명 중 25%인 9명이 한국인이라며 흐뭇해했다. 미국에선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등 군 사관학교에 가려면 지역구 의원의 지명 절차가 필요하다. 한국 교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는 소주도 즐겼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물으면 소주를 꼽으며 “나랑 소주 한잔하자”는 말도 자주 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식도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던 코널리 의원은 지난달 식도암 재발 소식을 알리며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마이크 터너 하원의원(오하이오·민주)은 성명을 통해 “내 친구이자 동료였던 코널리 의원의 별세 소식에 마음이 무너진다”며 “그는 30년 넘게 버지니아 주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공직자였다”고 애도했다. 조현동 주미 대사도 X를 통해 “원칙에 입각한 리더, 초당파주의의 옹호자이자 한국의 진정한 친구인 코널리 의원이 별세해 매우 슬프다”면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한 그의 유산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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