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 일정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됐다. 이번 청문회는 재산, 사적 채무 등의 의혹에 김 후보자가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재산 의혹의 핵심은 5년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데도 자산이 늘어나 소득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2020∼2024년 추징금 6억여 원 납부를 비롯해 10억 원 넘게 쓴 반면 수입은 그에 못 미치는 의원 세비 5억여 원이었다.
김 후보자는 세비 외에 장인상 조의금, 2차례 출판기념회 수익이 4억여 원 있었다고 했고, 결혼 축의금 약 1억 원을 장모에게 다 준 뒤 5년간 아내가 장모에게서 생활비 2억여 원을 받았다고 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1000만 원 이상 현금 수입을 매년 신고해야 하지만 김 후보자는 하지 않았다. 현금을 받은 해마다 추징금 납부로 다 썼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현금 흐름의 구체적 증빙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사적 채무 등 금전 거래 관련 의혹도 풀어야 할 대목이었다. 김 후보자는 불법 정치자금을 줬던 강모 씨를 포함해 7년 전 지인 11명에게서 1억4000만 원을 빌렸다. 김 후보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이들도 채권자에 포함됐다. 김 후보자는 이자와 원금을 다 갚았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설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갚은 시점은 후보자 지명 뒤 미상환 보도가 나온 이후였다. 강 씨로부터 매달 유학비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김 후보자는 강 씨에게 준 배추 농사 투자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했지만 자료로 제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강 씨와 채권자 등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불러 사실 관계를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여야는 누구도 증인으로 부르지 못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전 부인을, 여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맞서다 증인 채택 시한을 넘겨 버렸다. 증인 없는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처음이다. 그래 놓고 여야는 청문회 시작부터 ‘증인 0명’ 등에 네 탓 공방을 벌이며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마지막 날인 오늘 좀 더 명확하게 관련 의혹을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도 제출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도덕성 검증과 함께 역량 검증의 모습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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