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31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미니애폴리스 사우스 워싱턴 스트리트에서 경찰이 차량에 타고 있던 시민들에게 바닥에 엎드릴 것을 명령하고 있다. AP뉴시스 플로이드 사망 영상이 공개된 뒤 미니애폴리스 거리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모였다. 미국 전역은 물론 런던, 파리,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도시로 항의 시위가 확산됐다.
당시 촬영된 집회 사진 속 사람들은 “I Can’t Breathe”, “No Justice, No Peac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 행진을 벌였다. 경찰 진압이 이어진 도시에서는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방화, 체포, 최루탄이 뒤섞인 현장의 사진은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정면에서 되묻는 이미지로 남았다.
2020년 5월 28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시위자가 불타는 건물 옆을 지나며 위기를 뜻하는 상징으로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있다. AP뉴시스 플로이드의 장례식은 그날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장면이었다. 흰옷을 입은 유족과 검은 정장의 조문객들은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복음성가를 부르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사건 발생 이후 현장에 있었던 4명의 경찰관 모두가 기소됐다. 이 가운데 플로이드의 목을 직접 눌러 숨지게 한 데릭 쇼빈은 2급 살인, 3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어 2022년에는 플로이드의 민권을 침해한 혐의로 연방법원에서 징역 21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2020년 6월 9일,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을 앞두고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예배당에 플로이드의 관이 안치되고 있다. AP뉴시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미국 시민들에게 단순한 ‘공권력의 폭력’을 넘어 오랫동안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구조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졌다. 실제로 2023년 미국 법무부는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체계적인 인종차별과 과도한 무력 사용”을 반복해 왔으며 플로이드 사건은 그 정점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켄터키주 루이빌,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 다른 지역의 경찰 활동까지 문제로 지목했다.
같은 해 미네소타주의 최대 도시 미니애폴리스는 일명 ‘조지 플로이드 법’으로 불리는 경찰 개혁안을 승인했다. 4년에 걸쳐 시행될 이 개혁안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제한하고 위법 행위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개혁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연방 법원의 승인 아래 ‘동의 명령’ 체결이 필요했다. 그러나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상황은 반전됐다. 플로이드 사망 5주기를 나흘 앞둔 21일 미 법무부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합의를 더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니애폴리스와 루이빌시는 자체적으로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니애폴리스의 제이콥 프레이 시장은 “연방 정부가 등을 돌리더라도, 우리는 약속한 개혁을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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