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1·2기 지도부 등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2025.6.8.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7일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여당 전·현직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6·3 대선 결과에 대해 “(나라가) 빨강, 파랑으로 나뉘었다. 통합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영남과 서울 강남권 등 열세 지역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전통적인 더불어민주당 열세 지역에선 국민의힘 김문수 전 후보에게 뒤진 것과 관련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9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번 대선 결과가 동쪽이 빨갛고 왼쪽(서쪽)이 파랬지 않나. 영남, 강원 어려운 지역의 표심이 아무래도 이재명 대통령께 좋게 안 나왔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 된다. 그런 지역을 좀 더 배려하고 앞으로 통합된 나라를 만들면 좋겠다고 (이 대통령이) 말씀했다”고 전했다. 전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에 “나라가 (동·서) 반으로 나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차원이었다. 통합의 대통령이 되고 싶으신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광역자치단체 기준으로 강원과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김 후보에 밀렸다. 지난 대선 때와 득표율을 비교하면 대구에선 1.6%포인트(20대 21.6%, 21대 23.2%), 강원에선 2.1%포인트(20대 41.7%, 21대 4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1.7%포인트) 부산(2%포인트) 울산 (1.7%포인트) 경남(2%포인트) 등 다른 지역도 상승폭이 2% 안팎에 머물렀다.
민주당 내에선 열세 지역에서 어느 정도 득표율 상승을 이룬 것은 맞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상승폭이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TK 지역 선대위의 한 공동선대위원장은 “아직도 이 지역에선 ‘가족 같은 당’인 국민의힘을 찍는 관성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내부적으로 TK 지역 득표율을 27~28%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으나, 실제론 대구 23.2%, 경북 25.5%에 그쳤다.
강원 지역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강원도당 소속 한 지역위원장은 “원주, 춘천에서 우리가 이기긴 했지만, 영동 지역은 격차가 여전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에 당내에선 이재명 정권의 첫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내년도 지방선거도 낙관할 수 없다는 긴장감이 감지된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출범 이듬해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강원, 부산, 울산, 경남에서 승리하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한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반대로 말하면 2026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 이재명 정권의 전반부 국정 운영 동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대통령이 정권 초기부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HMM 본사 이전 등 PK를 필두로 약세 지역에 대한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7일 만찬에서 “내년 부산 지방선거는 ‘불이 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PK 탈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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