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급여화’ 공방…이준석 “15조 마련 어떻게” 이재명 “재정 범위 내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5일 16시 40분


코멘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5.23 (서울=뉴스1)
대통령 선거 핵심 돌봄 공약으로 떠오른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두고 대선 후보들 간에 건강보험 재정 논쟁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은 맞지만, 소요 재정과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열린 두 번째 TV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간병비 급여화에 연간 15조 원이 필요한데,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15조 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추산한 금액으로, 환자 중증도를 5단계로 나눴을 때 중증도가 높은 1~3단계 환자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가정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23일 간병 가족에게 최소 월 50만 원을 지급하는 공약도 내놨다. 요양병원 간병비는 하루 평균 12만~15만 원 수준으로, 한 달에 400만 원 안팎이 든다. 2023년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와 보호자의 사적 간병비는 올해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간호·간병을 복합적으로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대상자나 질병, 재정 여건에 따라 확대해 갈 필요가 있다”며 “의료쇼핑 지출 등을 통제하면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재원 마련과 관련해 “과잉 진료나 중국 동포에게 느슨하게 허용된 (건강보험 이용) 부분 등 낭비되는 것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간병비 급여화에 앞서 요양병원 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요양병원은 1342곳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입원환자 중 약 16%는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가 집처럼 머무는 ‘사회적 입원’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 인구 대비 요양병원 병상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9배에 이른다”며 “파행적인 요양병원 이용을 제한하지 않고 재정 투입만 늘리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요 예산을 정확하게 추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올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에 연간 1조7000억~3조6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간병비 지원이 제도화되면 간병인 1명이 환자 여러 명을 돌볼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간병비 급여화#요양병원#건강보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