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대만총통 “中이 먼저 합병조건 제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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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빗댔다 “팔 준비” 비판받아
내우외환속 오늘 총통 취임 1주년

라이칭더(賴淸德·사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라이 총통의 강한 반중(反中) 성향이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격화시킨 데다 여소야대로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어 내우외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 총통은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보다 큰 회사인 만큼 합병을 하려면 (중국이) 먼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왜 중국과 협상에 나서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회사의 인수합병에 빗대 답한 것. 이에 대해 야당인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주석은 18일 “대만을 팔 준비를 하려는 것이냐? 어떤 지도자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들에 의해 쫓겨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억지 왜곡이라며 “(중국이) 중화민국의 존재를 직시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올 3월 중국을 ‘해외 적대세력’으로 처음 규정하는 등 취임 후 줄곧 중국과 대립 각을 세워 왔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5월과 올 4월 대대적인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벌이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라이 총통의 대중 강경 노선과 대만의 여소야대 정국이 맞물리며 내부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대만 입법원(국회)에선 지난해 1월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원내 1당(113석 중 52석)을 차지했다. 이후 국민당은 의회의 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의회개혁법을 통과시키고,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했다. 이에 민진당은 국민소환제를 통한 야당 의원 파면으로 맞섰고, 국민당은 라이 총통 탄핵을 예고하며 극한 대립을 이어 가고 있다.

취임 1년 평가도 엇갈린다. 민진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대만인의 57.3%가 라이 총통의 정책 운영에 만족하고 있고, 불만족이라고 답한 비율은 40.2%에 그쳤다고 16일 밝혔다. 반면 19일 국민당은 ‘라이 정부 출범 이후 대만 해협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한 비율이 53.8%로 절반이 넘고, 양안의 군사 갈등을 우려한다는 응답자 역시 50.3%라고 반박했다.

#라이칭더#대만 총통#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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